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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qjeon
2025-04-03 17:59:21
윤석열 탄핵 선고를 앞둔 4월 3일. 우리 노동조합은 서울 마포구 소재의 한 활동지원기관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했다. 노동조합은 한 활동지원사의 민원을 통해 해당 활동지원기관이 일요일에 일해도 평일 임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활동지원사의 민원에 관심을 가진 한 언론사의 기자는 활동지원기관과 구청, 서울시, 노조에 문의하며 팩트체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노조는 해당 기관이 일요일에 일을 해도 평일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확인했다.
자신이 받는 임금에 대한 사실관계를 노동자들은 잘 알지 못한다. 활동지원사는 기관에 자신의 임금에 대해 문의해도 속 시원한 답을 듣지 못한다. 활동지원사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가 기관에 물어봐도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는 하소연이다.
당사자 활동지원사는 노조에 민원을 제기하고, 또 기자가 취재한 내용들을 통해서야 자신의 임금이 자신도 모르게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아가고 있다. 사업장의 임급지급 행위에 대한 가치판단이나 평가 이전에 노동자들은 그 사실 자체를 모를 가능성이 높다. 노조는 이 사실을 활동지원사들에게 알리려 선전전을 진행하기로 했다.
선전전 진행 중 정말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노동조합의 선전활동은 정당한 노조활동이고 일상적인 활동이다. 여태 여러 사업장에서 선전활동을 했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처음이었다. 사업장들은 신경 거슬러 하고 적대적인 대우를 하곤 했지만, 가장 강한 대처가 경찰에 신고하여 공권력의 개입을 요청하고, 경찰은 충돌을 방지하는 선에서 대처한다. 그런데 오늘은 장애인 기관장이 선전활동을 하지 말라고 계속 항의하며 방해하더니 소속 활동지원팀 인력은 노동조합이 활동지원사에게 선전물을 전달하려 하니 몸으로 막기까지 한다.
무엇을 그렇게 숨기고 싶을까? 노동조합의 활동을 몸으로 막으면서까지 싫어할 이유가 무엇일까? 노동조합의 활동이 그들에게 무엇으로 다가갔을까? 여러 질문이 든다.
충격적인 것은 이 기관의 대표가 우리노조가 예전에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 할 때 연대 발언을 하러 왔던 활동가라는 점이다. 장애인 당사자이자 인권운동 활동가가 사용자로, 그리고 사회복지사 노동자들이 전담인력으로 고용되어 사측을 대신해 활동지원사 노동자들이 응당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을 은폐한다.
사장이 되어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장애인이라는 정체성으로 자신의 지위를 지우려 하고, 전담인력이라는 지위로 노동자들을 지휘하면서도 같은 노동자라며 위계를 삭제한다. 그리고 정작 현장에서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을 제공하는 활동지원사들은 대부분 고령의 여성들로 정보약자에 해당한다. 우리에게도 민주주의가 올까. 나는 저들이 활동으로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것을 상쇄할 정도로 더 세상을 나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타인에 의해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사람은 자신 또한 타인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 타인에는 장애인도 포함된다. 나는 시설사회가 끝나도 장애인학대가 끝나리라는 믿음이 없다. 우리는 어차피 서로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삼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